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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태어남으로 인해 겪게 되는 일들은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상하다.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 나의 형님, 곁에 있을 땐 영원할 것 같고 그 사랑이 변치 않을 것 같았지만 고통받으며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불현듯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을 마감하기도 하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같은 고통을 안고 같은 슬픔으로 살아가고 있다.

삼법인

보고, 듣고, 느끼는 감정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영원할 것 같고 존속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죽음이라는 형체의 소멸이 있다. 죽음이라는 슬픔을 어떻게든 간직하여 붙잡아 곁에 두려 하고 있다. 이것 또한 '나'라는 자아가 생겨 나면서 집착이 생기고 집착으로 인해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고통, 이 또한 무상함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소멸을 향하여 여정을 보내고 있다. 소멸을 향한 여정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슬픔으로 한편으로는 쾌락을 행복으로 그리고 육체적인 고통 등을 진정한 고통이라 착각 하면서 살고 있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해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영원하지도 않고 진정한 행복도 아니다. 이것으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고통의 연속이다. 좋은 것만 보고 싶은 욕망, 나에게 이로운 말만 듣고 싶은 욕망, 향기로운 냄새만 맡고 싶은 욕망,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 내 몸에 부드럽고 값비싼 옷을 입고 싶은 욕망 등· · ·.

 

이러한 것들로 인해 우리의 의식에서는 항상 '나'른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라는 인식으로 인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게 된다. 살면서 인식되어진 모든 것들, 좋고 나쁨이 고통인 줄 모르고 인식되어진 나로 인해 우리는 세상을 살고 있다. 이 속에 '나'라고 인식되어진 세상이 없다면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에는 '나'라는 생각이 없으면 집착이 없어진다고 한다. 집착이 없으면 고통 또한 없을 것이라고 가르쳐주신다. 어떻게 '나'라는 생각이 없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이 세상 모든 사람들로 '나'로 부터의 시작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내 마음은 이렇다, 내 느낌은 이렇다 등 모든 것이 나로부터의 시작이다. 어떻게 버릴 것인가? 평생 화두로 삼아 공부해야 할 부분이지만 부처님께서는 그 해답을 가르침으로 풀어놓으셨다. 수행자로서 해답을 찾는 길은 길게 사유하고 진실된 수행을 함으로써 그 해답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나'로부터의 시작을 상대를 먼저 보고 배려하고 살면서 인식되어진 나의 생각이 정확하거나 맞다고 생각하지 말며 나의 마음이 일어나 상대를 보고 화내지 말고 나의 몸이 영원하여 아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소멸의 길로 가고 있다. 나의 몸을 비롯한 모든 생명,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지구 그리고 모든 우주가 소멸하고 생겨난다. 그렇듯 소멸과 탄생, 이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롯이 나를 벗어나는 것, 나를 생각한다는 것이 곧 고통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모든 고통은 나로 인해 생겨난다는 진리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라는 생각이 없다면 이 세상 슬픔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아픔이 무엇인지, 계곡 사이에 흐르는 물처럼 바람이 걸리지 않는 그물처럼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이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주신 진리.

 

제행무상 諸行無常   제법무아 諸法無我

일체개고 一切皆苦   열반적정  涅般寂靜

 

이 세상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아 무상함을 알고, 인연으로 생긴 모든 것들이 실체가 없는 것을 알고, 이 세상 현상으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고통이라는 것을 알면 생로병사 또는 삶과 고통, 윤회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나로 비롯되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 또한 '나'라는 것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해탈이 될 것이다. 변하지 않는 진리. 이 큰 가르침에 깊이 사유하고 진실된 수행으로 정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라는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 주신 부처님 가르침에 지심귀명례 합니다.

 

 

 

 

월간통도. 2022. 09.(통도사승가대학 혜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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