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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과 사바나 초원에 서식하는 유인원. 평균 신장은 1.2~1.5m이며, 체중은 40~70kg이 보통으로 가끔 80kg이 넘는 거구도 있다.

수명은 평균 30~40년 정도이지만 조건이 좋으면 50년 넘게 사는 경우도 있다. 10세를 전후하여 성적으로 성숙하며, 

한 배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대개 영장류가 그렇듯 무리 생활을 한다.

침팬지는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이다. 침팬지의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는 약 91~98% 일치한다.

지금까지 포유류 중에는 사람과 이빨고래류만 암컷의 생식 기능이 멈추는 폐경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 야생 침팬지들이 폐경을 겪는 것으로 처음 밝혀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팀은 아프리카 우간다 서부 키발레 국립공원 내 응고고 침팬지 공동체를 20여 년 간 관찰 연구해 암컷들이 폐경을 겪고 이후에도 공동체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되었다.

암컷 침팬지들도 폐경이 일어난 50세 이후에도 계속 공동체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폐경 후 살아가는 기간은 14세에 성체가 되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성체 기간의 약 20%에 달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응고고 공동체 침팬지들은 폐경 후 자녀 양육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95~2016년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 내 응고고 침팬지 공동체에 있는 암컷 185마리의 사망률과 출산율을 조사했다. 또 어른 암컷이 번식을 마친 후 살아있는 기간을 조사하고, 14~67세 암컷 침팬지의 소변 샘플을 채취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응고고 침팬지는 30세 이후 생식 능력이 감소했고 50세 이후에는 새끼를 낳지 않았다. 지금까지 영장류 중에서는 인간만 폐경을 겪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폐경과 폐경 후 생존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광범위한 종과 사회 생태학적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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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막살나무(Viburnum dilatatum)는 낙엽이 지는 활엽관목으로서, 어린 가지는 털과 선점이 있고 녹색을 띠는데, 자라면 회흑색이 된다. 잎은 끝이 그다지 뾰족하지 않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마주 달린다. 꽃은 흰색인데, 초여름경이 되면 짧은 가지 끝에 취산꽃차례를 이루면서 달린다. 열매는 달걀 모양의 핵과로 10월경에 붉게 익는데, 다소 신맛이 있으나 먹을 수 있다.

가막살나무


분꽃나무를 포함한 대부분 가막살나무속(屬) 수목은 화려한 꽃과 열매 그리고 향기가 특징적이다. 대부분 잎이 가죽처럼 두껍고, 특히 가을부터 빨갛게 익는 열매가 아름답다. 가을철 화려한 색상의 열매가 달려 서양에서는 일찍이 정원이나 원예 식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로 북반구 온대 산림지역뿐 아니라 중남미, 동남아시아 산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로, 현재 165종이 알려져 있다.

가막살나무속은 과거 분류가 꽤 유동적이었다. 오래전부터 인동과(科) 또는 산분꽃나무과로 분류했지만, 최근 분자계통학 연구 결과로는 연복초과로 나뉜다.

가막살나무는 높이가 3m에 이르고, 잎은 마주나고 길이 5~14㎝, 폭 3~13㎝인데, 잎끝이 비교적 무딘 넓은 달걀 모양이다.

가막살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중남부와 대만, 일본 홋카이도 이남 등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황해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그 이남 지역에서 주로 자란다. 흔히 햇볕이 잘 드는 산 중턱 이하 숲 속 산성 또는 중성의 습한 토양에서 자란다.

꽃은 흰색으로 5~6월쯤 피는데, 꽃대 끝에서 많은 꽃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오고 그런 모양이 여러 개 달리면서 핀다. 꽃 15~500송이 밑에 한 쌍의 잎이 달리고 가장자리 꽃은 흔히 꽃이 피어도 종자를 맺지 못하는 불임성(不稔性)이다. 대신 벌이나 나비 등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열매도 꽃처럼 다발로 자라고 붉은색에 윤기가 나고 둥근 열매에 씨가 들어 있다. 열매는 9~10월쯤 빨간색으로 익는데, 이듬해 봄까지도 달려 있어서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새들에게도 좋은 먹이다.

가막살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하지만, 반그늘에도 잘 자란다. 주로 산기슭 아래의 숲 속에서 자라며, 한국의 중부 이남에 분포하고 있다. 옮겨심기가 쉬워 도시 환경 조경에도 적합한 나무다. 특히 잎에는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서 도시에서는 먼지 같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가막살나무는 흔히 한 그루씩 심지만, 울타리처럼 경계를 나타내거나 배경을 조성할 때 심어도 잘 어울린다. 특히 병충해 문제는 거의 없어서 기르기가 아주 쉽다. 그러나 가막살나무는 미국 대서양 근처 지역에서는 너무 빨리 잘 자라서 기존 토착종을 해치는 침입종 취급을 받기도 한다.

가막살나무는 흔히 관상 목적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나, 사람 건강에도 큰 기여를 한다. 해아권두(孩兒拳頭)라 부르는 열매는 구충 작용을 하고, 진통·소염·종기·타박상 치료에 열탕으로 달여서 복용한다. 중국 전통 의학에서는 열매나 잎 또는 줄기를 뱀에 물렸을 때나 이질 치료에 썼다.

가막살나무 꽃말은 죽음보다 강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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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다 자라면 몸길이가 6m 정도다.

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다 자라면 몸길이가 6m정도다./ 미국해양대기관리처


  흑범고래 또는 범고래붙이(Pseudorca crassidens)는 고래류의 한 종이며 참돌고래과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이들은 전 세계의 온대 및 열대해양에 산다. 이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범고래와 여러 특징을 공유한다. 두 종은 어떻게 보면 비슷하게 생겼으며 다른 고래를 공격해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두 종 사이의 관계는 깊지 않다. 흑범고래는 과학자들이 많이 연구한 종은 아니며 여러 고립된 개체들을 연구해서 채취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흑범고래는 흑범고래 속의 1 속 1종이다.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전 세계의 모든 큰 바다에서 흑범고래를 볼 수 있다. 이름은 범고래와 연관이 있다. 우선, 흑범고래는 ‘검은 범고래’라는 뜻이고 영어 이름은 ‘가짜 범고래’라는 의미의 ‘폴스 킬러 웨일(false killer whale)’이다. 흰색과 검은색 무늬를 한 범고래는 몸길이가 10m까지 자라고 다른 고래와 상어, 물개까지 잡아먹는 무서운 사냥꾼이다. 흑범고래도 몸 색깔만 다를 뿐 머리 모양과 몸통 등이 범고래와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인다. 하지만 같은 고래 무리 중 범고래와 가깝지는 않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전남 완도군 여서도 바다에서 얼마 전 흑범고래 떼가 이동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주로 동해와 남해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흑범고래가 남해 중에서도 서쪽인 이 지역에서 발견된 건 아주 드물어서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배 쪽 일부만 옅은 회색을 띠는 고래이다. 다 자라면 몸길이는 6m, 몸무게는 1400㎏까지 나간다. 육상 포유동물의 앞발에 해당하는 가슴지느러미는 니은(ㄴ) 자 형태로 살짝 구부러졌고, 꼬리지느러미는 전체 몸 크기에 비해 아주 작은 편이다.

  수명은 60년 정도인데, 8살 정도 되면 번식할 수 있다. 암컷은 11~16개월 임신 기간을 거쳐 새끼를 낳는데 두 살 될 때까지 직접 젖을 먹이고 바다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요령을 가르친다. 이렇게 젖 먹이고 키우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6~7년에 한 번씩만 번식하고, 40살 중반이 되면 더 이상 임신을 하지 않는다. 이후 암컷은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고 다른 어린 암컷들의 새끼를 돌봐주고 초보 엄마들에게 경험을 전수해 주는 할머니 역할을 한다.

  고래는 대개 지능도 높고 사회성이 아주 강해서 체계적인 무리 생활을 하는데, 흑범고래도 예외는 아닌다. 몇 마리씩 작은 무리를 짓고, 이 작은 무리끼리 연합해서 큰 무리를 형성한다. 때때로 무리를 완전히 해산한 다음 새로 무리를 구성하기도 한다. 주로 먹잇감은 물고기와 오징어인데, 만새기나 다랑어 같은 커다란 물고기도 곧잘 사냥한다. 사냥은 무리가 함께 힘을 합쳐서 하고, 잡은 먹잇감도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이렇게 공동사냥·공동식사를 하며 무리는 더욱 단단해진다.

  다른 고래와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종류가 다른 고래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중 자신보다 덩치가 조금 왜소한 큰 돌고래와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유독 많이 발견된다. 심지어 흑범고래와 큰 돌고래가 짝을 지어 교잡종이 태어나기도 했다. 흑범고래와 큰 돌고래가 왜 이렇게 각별한 관계인지는 뚜렷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흑범고래는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천적이 거의 없지만, 자신보다 덩치가 큰 범고래나 상어에게 공격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인간이다. 주요 먹잇감이 물고기이다 보니 어선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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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지문은 기본적으로 모두 다르고 평생 변하지 않는다. 어떤 두 사람의 지문이 우연히 같을 확률이 약 870억 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지문

  지문은 임신 4개월째에 유전자 형질에 따라 만들어진다. 이때 압력의 비율, 태아의 위치 등이 영향을 미친다. 자궁 속에서는 지문이 형성될 때 돌연변이가 진행된다. 그래서 물려받은 유전자(DNA)가 같은 일란성쌍둥이일지라도 지문이 다르고, 왼손과 오른손이 다르고, 동양계와 유럽계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문(fingerprint)은 말 그대로 손가락 안쪽 끝에 있는 살갗 무늬나 그것을 찍은 흔적을 말한다. 손가락뿐 아니라 손바닥(손금으로 알려진 장문·掌紋), 발가락과 발바닥(족문·足紋)에도 작은 산과 계곡 모양 무늬가 있다.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발바닥을 찍어 아이가 바뀌는 것을 막는 것도 발바닥에 무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문의 특징 때문에 범죄 수사나 개인 인증에 사용된다. 또한 사인 대신 도장의 사용이 더 일반적인 한자 문화권에서는 ‘서명’과 같은 의미로 도장이 없을 경우 지장을 찍는 관습이 있었다.

  세계 인구 중 지문이 일치할 가능성은 640억분의 1 정도라고 한다. 우연이라도 지문이 같을 확률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이렇게 개인별로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지문은 크게 고리형(발굽형), 소용돌이형, 아치형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물체를 잡으면 표면에 지문이 남는다. 손가락 표면 땀구멍에서 분비되는 지방이나 단백질 같은 체내 물질이 남는다. 피부는 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수분과 기름을 분비되어 범죄자들이 물체를 잡을 때 장갑을 끼는 것은 바로 자신의 지문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다.

  지문은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지문만으로 흡연자나 마약 복용자도 판별할 수 있고 흡연한 사람의 지문에는 니코틴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쳐 변환된 물질인 ‘코티닌’이 많이 들어 있다. 술을 마셨거나 마약을 복용한 사람의 지문에도 그 성분이 나타난다. 그래서 스포츠 선수가 약물을 썼는지 확인하는 도핑 테스트에 지문을 사용한다.

  사실 지문이 만들어진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100년 동안 과학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설은, 지문이 손가락과 물체 표면 사이 달라붙는 마찰력을 높여서 미끄럼을 방지하고 물건을 더 단단히 붙잡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발바닥 주름 역시 수영장 등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고 한다. 직접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는 아니지만 오래도록 굳어온 정설이다.

  2009년 영국 맨체스터대 생체역학자 롤런드 에노스 교수팀이 특수 장치를 개발해 실험해 본 결과, 지문이 있을 때 오히려 물체와 손 사이 마찰력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지문이 생겼다는 기존 주장이 틀린 셈이다. 지문 사이에 미세한 홈이 있어서 물체와 접촉면이 적어져 마찰력도 줄어든다는 게 에노스 교수의 설명이다. 마찰력은 접촉면이 넓어질수록 더 커지기 때문에 손에 지문이 없을수록 접촉면이 더 넓어지고 마찰력도 커진다는 것이다. 이후 교수팀은 지문이 마찰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촉각을 예민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해답을 찾아낸다. 지문 홈이 손끝 물기를 빠지게 하는 배수로 역할을 해 젖은 표면을 잘 붙잡도록 해주고, 물체를 만질 때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또 지문이 손이나 발바닥에 대한 충격을 줄여줘 거친 물체를 잡아도 손이나 발에 물집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해준다고 한다.

  지문은 동물에게도 있다. 모든 동물은 아니고 원숭이·침팬지·오랑우탄처럼 손바닥에 땀샘이 있는 영장류에게 있다. 동물의 지문은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 만큼 닮았다.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은 지문이 없지만, 코 부근에 비문(鼻紋)이라는 게 있다. 지문처럼 선천적으로 생겨났고,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다. 비문도 동물마다 모양이 다 달라서 미래에는 반려 동물의 비문을 등록해 실종 동물의 가족을 찾을 때 쓸 수도 있다 한다.

  지문의 역할도 사람과 같고 놀라운 사실은 유일하게 영장류가 아닌 유대류 코알라에게 지문이 있다는 것이다. 코알라는 독이 든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 산다. 약 700종 되는 유칼립투스 속(屬) 가운데 독성이 낮은 30여 종만을 먹이로 선호한다. 이 독성 낮은 잎을 골라 먹기 위해 섬세하게 촉감을 느낄 지문이 발달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지문을 진화시킨 것이다.  코알라는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먹기 적합한 유칼립투스 잎을 고르기도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왜 굳이 지문의 역할을 밝히려는 걸까?  일반 사람들이라면 지문이 있는 이유가 물건을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서라면 어떻고, 손발에 상처 나지 않기 위한 것이라 한들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과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문의 역할을 보다 정확히 이해해야만 의수나 로봇 손의 기능을 진짜 손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사람 손처럼 물건을 만지고, 잡고, 감각을 느끼게 하는 데 지문이 그만큼 중요한 열쇠라고 한다. 사람 손의 섬세한 기능을 흉내 내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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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나노 반도체' 회로 그리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인근에 있는 ASML은 극자외선 노광장비(Extreme Ultra Violet Exposure Machine) 제조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극자외선이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필수 기술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전기가 흐르는 회로 하나하나를 아주 가는 선으로 그려내서 만들어서 보통 특수 소재로 만든 둥근 '웨이퍼' 판 위에 강력한 자외선을 쪼여서 미세한 회로를 그립니다.
그런데 반도체는 회로가 가늘수록 성능이나 용량이 좋아집니다. 회로를 가늘게 그리면 똑같은 반도체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책에 글씨를 작게 쓰면 그만큼 더 많은 글자, 더 많은 내용을 써넣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과거 반도체 회로 굵기는 마이크로미터(0.001mm) 단위입니다. 이때는 '불화크립톤(KrF)'으로 만든 자외선을 이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회로를 아주 미세하게 그려내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를 '미세공정'이라 합니다. 회로 굵기가 나노미터(nm=0.000001mm) 단위로 진입한 겁니다. 이렇게 되자 반도체 업계는 불화크립톤 대신 파장이 더 짧은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한 자외선으로 더 세밀한 회로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미세공정이 40 나노미터 단계에 접어들자 업계는 더 이상 기존 방식대로 원하는 두께를 만들어낼 수 없게 되고. 그러던 중 2000년대 중반 '더블 패터닝'이라는 기술이 등장하였습니다. 한 번에 가느다란 회로 두 줄을 그려내는 방식입니다. 그 뒤 20 나노미터 수준에 진입하자 더블 패터닝을 2번 시행하는 '쿼드러플(4배) 패터닝'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10 나노미터대에 진입하자 이마저도 어려워졌습니다. 회로를 10 나노미터 수준으로 가늘게 그리려면 엄청나게 파장이 짧은 빛을 쏘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 Violet)'입니다. 극자외선은 자외선과 X선 중간 영역에 있는 전자기파인데, 파장이 불화아르곤의 14분의 1 수준인 13.5 나노미터로 아주 짧아서 더 얇은 회로를 그려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극자외선은 공기에 쉽게 흡수되는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철저한 진공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ASML 한 곳뿐입니다. ASML은 1984년 네덜란드 전자제품 기업 '필립스'와 반도체 제조 기업 ASMI가 합작해서 세운 기업입니다. EUV 장비 세계시장 점유율이 100%입니다. 

세계 반도체 생산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7 나노미터 반도체를 넘어 5 나노미터 반도체 개발을 향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 나노미터 이하 반도체를 만드는 경우 현재로선 극자외선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극자외선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ASML과 경쟁하던 캐논, 니콘 등 일본의 반도체 광학 장비 기업들도 EUV 노광 장비를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이 장비는 대당 가격이 보통 2000억 원을 넘어갑니다. ASML이 연간 30여 대 정도를 생산하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가 ASML 장비를 엄청나게 사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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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란은 IBM이 개발한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로 주로 과학 계산용으로 쓴다.  요즘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밍에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파이선(Python)'이다. 이러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소통과 번역 수단이다. 컴퓨터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2진수로 표현한 기계어(Machine Code)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의 생각과 계획을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변환하고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을 '코딩'이라고 부른다. 코딩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하려면 프로그래밍 언어, 컴퓨터 구조, 데이터 구조, 메모리 계층, 나아가 구현하려는 알고리즘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컴퓨터 코딩 작업도 이제는 인공지능인 챗 GPT가 하기 시작했다. 더욱 놀랍게도 '인공지능인 챗 GPT'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코딩'도 인간을 대신해서 직접 할 수 있게 되었다.

챗 GPT는 오픈 AI가 개발한 자연어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대화, 작문, 번역과 검색 기능이 있다. 여기서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Model'의 약자다. 약자 GPT에서 알 수 있듯이 차별화되는 중요한 특징이 세 가지 있다. 제일 먼저 기존 인공지능 모델과 달리 텍스트 속의 문자와 문장뿐 아니라 문단의 '맥락(Context)'까지도 학습한다. 예를 들어 각 단어 사이의 관계 중요도를 파악해서 서로 연결하는 맥락 연결망(Attention Network)을 갖췄다. 연결망은 책의 첫 단어부터 마지막 단어까지 전체 맥락을 서로 연결한다.

이러한 구조의 인공지능망을 '변환 모델(Transformer Model)'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맥락 학습을 위해서 백과사전 책 한 권을 통째로 읽고, 맥락을 학습하고 기억한다. 나아가 인터넷, 도서관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서와 책을 모두 학습할 수 있다. 영어로 된 책뿐만 아니라 한글로 된 책도 읽고 학습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인공지능은 문해력(文解力)을 갖는다. 다음 특징으로 챗 GPT는 '사전 학습(Pre-training)'을 한다. 다시 말해서 예습을 최대한 많이 하는 인공지능이다. 미리 책을 많이 읽어 대부분의 주제에 대해서는 사전에 파악하려 한다. 그래서 웬만한 질문에는 바로 대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챗 GPT의 중요한 기능은 창작을 위한 '생성(Generative) 능력'이다. 학습 과정에서 책이나 문서 속 한 단어, 한 문장, 혹은 한 문단을 비워 놓고, 그 속을 채워 넣는 연습을 끝없이 한다. 일종의 글 채우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잘 채워 넣으면 높은 점수로 보상을 준다. 수많은 작문 연습을 하다 보면 결국 창작 능력까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평가도 받고 보상 점수도 받는다. 한발 더 나아가 챗 GPT는 자기들끼리 게임하듯 학습한다. 서로 문답(問答)하고, 서로 평가하고, 그리고 보상하면서 학습하고 성장한다. 알파고에서 사용하던 강화 학습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의 창작 인공지능 모델을 '생성 인공지능망'이라 부른다. 오픈 AI가 다음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GPT-n은 문장 외에도 영상, 비디오, 음악 등 다양한 형식의 생성 기능을 가진 다중 모드(Multi-modal) 인공지능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챗 GPT의 생성 능력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딩 능력에까지 이르렀다. 인간이 대화를 통해 요구 조건을 입력하면 인간을 대신해서 직접 코딩한다. 이에 더해서 자신이 생성한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를 인간에게 설명해 줄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이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서 실수를 고쳐주는 디버깅 작업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코드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도 해 줄 수 있다.

챗 GPT에 간단한 코딩 과제로 수학 '사칙연산'과 '피보나치수열' 코딩을 요구해 보았다. 챗 GPT가 쉽게 코딩 숙제를 해 내는 것을 확인했다. 파이선, C, 자바(Java) 언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사용하는 언어인 베릴로그(Verilog)로도 코딩을 해냈다. 나아가 챗 GPT는 인공지능 코딩 과제도 수행해 냈다. 인간이 대화로 요구한 심층 인공 신경망 DNN (Deep Neural Network) 코딩 과제도 파이선으로 직접 작성했다. 설명문도 첨부했다. 여기에 더해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 사용되었던 강화 학습도 파이선으로 구현하고 설명했다. 현재 챗 GPT의 코딩 실력은 대학 2~3학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자신 스스로를 구동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코딩마저도 인간 손을 떠나 스스로 작성할 수도 있다.

인간의 윤리(倫理)를 선택된 데이터를 통해서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기 전까지는 인공지능 스스로가 윤리적일 수는 없다. 따라서 인간은 인공지능을 직접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인공지능 코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선제적으로 배우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에 지나치게 종속되거나 지배되지 않고, 인간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라도 인공지능 문맹(文盲)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언어를 자연스레 배우듯 일찍부터 자연스럽게 코딩 학습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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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자는 인류가 아주 오랜 전부터 즐겨 사용한 조미료다. 
인도에서 겨자는 재생을 상징한다. 자식을 보지 못한 농부는 대리석으로 변해 움직이지 못하는 신 바카왈리의 신전 주변에 겨자 씨앗을 뿌린다. 거기서 겨자를 수확해 아내에게 먹이면 아이가 생기는데, 부부는 아기 이름을 바카왈리라고 짓는다. 바카왈리 신이 아기로 태어났다고 믿기 때문이다.

겨자


  붓다가 설법 중에 예로 든 우화에도 겨자가 등장한다. 아기가 죽어 절망에 빠진 한 부인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아기를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죽은 아기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마을에 아무도 없었다. 부인은 아기를 안고 마을을 벗어나 한 현자가 은거한 동굴로 찾아가 울먹이며 물었다.
"현자여, 무슨 약을 써야 제 아이가 살아나겠습니까?" 현자가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이나 남편이나 부모나 종 가운데 죽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집에서 겨자 씨앗 한 줌을 얻어 오시오."
부인은 서둘러 마을로 돌아가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어느 집이건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적고 이미 죽은 사람은 수없이 많았다. 부인은 며칠이 지나도록 포기하지 않고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생로병사는 자연의 법칙이며, 누구나 누군가와 사별한다. 자기 아이가 죽은 슬픔에만 파묻혀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죽은 가족을 떠올린 사람들은 하나같이 슬픔에 젖었다.
부인은 죽은 아이를 숲 속에 묻고 현자에게 돌아가서 겨자 씨앗은 찾지 못했지만 그 의미는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현자가 말했다.
"당신만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했겠지만,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 것입니다."

  겨자는 십 자화 속과 들갓 속에 속하며 그 씨앗으로 겨자장을 만들기도 한다. 겨자의 뿌리잎은 깃 모양이며 높이는 1~2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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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나무

  가문비나무 학명은  Picea jezoensis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500~2,300m에 자생하는 상록교목이자 방향성 식물이다. 한반도에서는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 등 고산 지대에 주로 자라며, 그 외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비눌가문비나무, 접비나무, 비늘가문비, 풍산가문비, 풍산가문비나무, 풍산종비, 털종비, 털종비나무, 종비, 삼송, 사송, 홍피운삼, 홍피취, 지모홍피운삼, 호미송, 조선운삼 이라고도 부른다.
가문비나무속에 속하는 식물들의 목재는 재질이 연하고 부드러워 이상적인 목재가 되며, 제지산업에서 펄프를 만들 때 널리 쓰인다. 또 배의 돛대나 상자, 건축자재로도 이용하며 껍질에서 사문진, 타닌, 테레빈유를 얻기도 한다. 관상용, 공업용, 약용으로 쓰여 정원이나 공원에 관상수로 심기도 하며 건재, 판자, 기재, 제지, 향료 등의 원료로도 쓴다. 한방이나 민간에서는 잎을 발모, 악창, 통경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처방하여 약으로 쓴다. 잎에도 향이 있어 향료, 양조 등에 쓰인다. 기타 등의 악기 제작에도 쓰인다.
가문비나무의 높이는 약 40-50m이고, 나무껍질은 회색빛이 도는 갈색을 띤다. 끝이 약간 뾰족한 잎은 길이가 1-2cm이고 편평하게 생겼으며 잎 양쪽이 아래쪽으로 조금 휘어졌다. 6월 무렵 한 나무에 자홍색 암꽃이삭과 황갈색 수꽃이삭이 달린 뒤 구과(솔방울)가 원통 모양으로 맺힌다. 가문비나무가 속하는 가문비나무속 식물은 전 세계에 약 50종이 있다. 이들은 구과를 만드는 식물 중에서는 전나무에 가장 가까운데, 전나무 구과가 위로 곧추서는 반면에 가문비나무의 구과는 아래로 처지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잔가지에는 전나무에 없는 목질성 돌기들이 있고, 여기에 바늘잎이 달린다. 가문비나무속 식물들은 대부분 피라미드 모양을 이루며 자란다. 가문비나무는 보통 산자락 모퉁이에서 많이 자라고, 낮은 곳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하이다 인디언들은 물을 잔뜩 머금어 부푼 가문비나무로 그들만의 독특한 돗자리, 모자, 바구니 등을 만들어 쓴다. 그들의 공예품에는 가문비나무에 얽힌 전설을 상징하는 형상이 새겨져 있다.
아버지가 새 장가를 들어 의붓어머니와 함께 사는 자매가 있었다. 두 소녀는 의붓어머니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기로 마음을 모았다. 집을 떠나 정처 없이 헤매던 두 소녀는 함 남자를 마나 그의 아내가 되었다. 남자는 두 아내를 극진히 사랑했지만, 자매는 언제부터인가 향수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향에서 너무 멀어졌기 때문에 길을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지역 부족민들이 숭배하는 정령은 성실하고 마음 착한 자매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정령은 자매에게 나타나 가문비나무껍질을 벗겨 엄지손가락 한 마디만 한 작은 바구니를 두 개 만들도록 했다. 자매는 정령이 시키는 대로 바구니에 말린 고기와 빵 조각을 넣었다. 한 입도 안 되는 양이었지만 음식은 자매가 하루 종일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덕분에 자매는 먹을 것 걱정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긴 여행길에 오를 수 있었다.
자매가 아버지의 오두막에 도착하자 바구니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더니 지금까지 먹은 음식을 모두 담을 수 있을 만큼 커졌다. 무게도 엄청나서 온 동네 장정들이 힘을 모으고서야 간신히 집안에 들일 수 있었다. 의붓어머니는 음식을 보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다 숨이 막혀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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