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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현재의 네팔 지역에 해당하는 소국 '가비라(迦毗羅)'의 첫째 왕자로 태어났다. 이곳은 석가(釋迦)족이 이룬 나라로, '석가'란 '능력 있는 자'라는 뜻이다. 국명으로 사용된 가비라는 이 지역에서 수행하던 유명한 수행자인 가비라 선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위기의 가비라국

붓다가 태어났을 당시, 가비라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히말라야 산맥 근처 폐쇄된 지역에 위치했던 가비라는 인도 내륙에 위치하여 다양한 문화가 유입될 수 있었던 도시 국가와 달리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며 낙후되고 만다. 더욱이 당시 인도 내륙 도시 국가들은 상업으로 축적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등 팽창기에 있었다. 가비라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점차 위기로 내몰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붓다의 만년인 75세 무렵 가비라는 주변 강국인 코살라 비유리(毘琉璃) 왕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붓다의 가계

붓다는 정반왕과 마야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다. 정반왕은 사자협왕의 장남으로 그의 이름 정반(淨飯)은 '깨끗한 흰쌀밥'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쌀농사를 지었던 당시 가비라국의 상황을 잘 나타내 준다. 한편 그의 부인인 마야의 이름에는 환상'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이웃나라 콜리국의 공주였다.

 

석가족의 기대를 받으며 탄생한 왕자

쇠락하고 있었던 석가족의 상황 때문에 왕자에 대한 기대는 배가되었다. 마야 부인은 여섯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의 태몽을 꾸고 붓다를 잉태하였다고 하는데, 이 태몽은 붓다가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임을 상징한다. 인도에는 코끼리와 관련된 특별한 상징이 있는데, 희 코끼리는 코끼리 중 가장 상위에 있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중에서도 여섯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는 가장 강력한 존재이다.

 

마야 부인은 해산을 위해 고향인 콜리로 향한다. 그러나 만삭의 산모가 비포장된 길을 가마 수레에 의지해서 간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친정으로 가는 도중에 해산의 징후가 나타나게 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해산을 위한 장소로 선택된 곳이 바로 룸비니이다. 붓다의 전기자료에서는 이때를 4월 8일 (혹은 15일)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탄생 직후 붓다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위존 삼계개고 아당인지(川上天下 唯我爲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즉 '신과 인간의 세계에서 내가 가장 존귀하니, 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하겠다'는 게송을 천명했다고 한다. 이는 모든 생명 있는 존재에 대한 구제자로서의 그를 나타내는 기록이다.

붓다의 가계도

 

붓다의 이름과 칭호

깨달음을 얻기 전, 붓다의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이다. '고타마'는 '훌륭한 소리'라는 의미로, 석가족이 쌀농사를 짓던 농경민족이었음을 나타낸다. 또한 '싯다르타'라는 이름은 '모든 것을 성취한다'는 의미인데, 이 이름은 개인의 성취인 동시에 당시 쇠락해 가던 석가족의 성취 역시 염두에 둔 것이다.

 

붓다를 이르는 또 다른 호칭인 석가모니(釋迦牟尼)는 '석가족 출신의 성자'라는 의미이다. 인도는 땅이 넓고 많은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성씨로 구분하기보다는 종족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다. 때문에 종족명과 결합된 석가모니라는 칭호가 사용되는 것이다.

 

'붓다'란 '께달은 분', '깨달음의 완성자'를 뜻하는 일반명사지만 불교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석가모니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고착되었다. 엄밀히 따지면 붓다가 개달음을 얻은 이후를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붓다의 전기 자료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전의 붓다를 칭할 때 장래에 붓다가 될 분이라는 의미의 '보살(菩薩)'을 사용한다.

 

붓다와 관련해서 불교에서 많이 사용되는 호칭으로는 '여래(如來)'와 '세존(世尊)'도 있다. 여래는 '진리에서 온 분'이라는 의미로 '진리의 채현자'라는 뜻이다. 또 세존이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라는 의미인데, 두 칭호 모두 깨달음의 완성자에 대한 존칭이다. 일본불교에서는 '석가모니'와 '세존'을 결합시켜 '석존(釋尊)'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기도 한다.

 

붓다를 칭하는 열 가지 칭호(여래십호)

 

 

 

 

출처 : 자현스님의 불교사 100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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