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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은 영어로 reindeer고 학명은 Rangifer tarandus이고 사슴과의 동물이다.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의 북극 지방에 서식하는 동물로 유목민에 의해 사육되거나 길들여져 왔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거리에 울려 퍼지는 대표적 캐럴 '루돌프 사슴 코'의 가사입니다. 이 캐럴의 주인공이자 산타할아버지 썰매를 끄는 루돌프는 사슴이 아니라 바로 순록입니다. 외국 가사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순록이 사슴으로 바뀐 겁니다. 몸길이 130-220cm, 꼬리길이 7-20cm, 어깨 높이 80-150cm, 몸무게 60-315kg입니다. 순록의 몸은 추운 기후에 잘 적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코끝은 털로 덮여 있어 보온과 눈 속에서 먹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발굽은 너비가 넓고 편평하게 퍼졌으며, 겹 굽이 발달해 있어 눈 속에 빠지지 않게 해 줍니다. 발굽 사이에는 긴 센털이 돋아 있어 눈 위나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곳을 걸어 다니기에 편리합니다. 

순록 / 구글

 


코가 빨간 이유 모세혈관 때문


미국 북미 항공우주 방위사령부는 1955년부터 65년째 크리스마스 무렵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산타클로스의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루돌프 코에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해서 산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순록은 몸의 다른 부위보다 코 온도가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순록은 추위를 막아주는 두툼한 털 때문에 몸에서 나는 열을 코와 입으로 내보낸 답니다. 그래서 열화상 카메라로 순록을 비추면 온도가 높은 코 주변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캐럴에서 루돌프의 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순록 코가 실제로 반짝거리거나 빛을 내지는 않습니다. 다만 코가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캔 잉세 교수 연구팀은 '루돌프의 코가 빨간 이유'라는 연구 논문을 2012년 12월 영국 의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사람과 순록 코 내부 혈관을 현미경으로 촬영해 시각화하였습니다. 모세혈관의 밀도와 혈액 흐름을 비교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사람보다 순록의 코 점막 내부 모세혈관 밀도가 25% 높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코에 모세혈관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더 붉게 보입니다.


기후변화로 순록 식습관도 변화

순록은 기후변화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북극 툰드라 지역의 순록은 지의류(地衣類)를 먹고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의류는 광합성을 하는 조류와 곰팡이 같은 진균류가 공생하는 생물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하기 때문에 순록을 비롯한 많은 북극 동물의 주된 먹이입니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기후변화로 북극에 내리는 눈이 줄어들고 비가 많아지면서 비가 얼어붙은 두꺼운 얼음에 지의류가 덮여버렸습니다. 눈에 덮여 있을 때는 코와 입술로 눈 속을 헤집어 지의류를 찾을 수 있었지만, 두꺼운 얼음이 생겨 지의류를 먹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브라게 한센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순록의 먹이 변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순록 중에서도 북위 79도의 매우 추운 지역에 사는 스발바르 순록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추적 연구해 기후변화를 겪은 스발바르 순록이 언 땅에서 지의류나 풀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3분의 1이나 되는 개체가 해안으로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해안과 내륙의 순록 배설물을 수집해 배설물의 탄소와 질소, 황 등의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순록들이 이전에는 섭취하지 않던 해초를 먹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순록의 식습관이 기후변화로 변하게 돼 겁니다.
2014년에는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린 캐나다 영구 동토층에서 700년 된 순록 배설물이 발견되었는데, 그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가 다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2016년에는 시베리아에서 1941년 전 사망한 순록의 사체가 역시 기후 이상으로 녹았는데, 사체에서 나온 탄저균이 주변 토양과 물로 흘러 들어가 2000마리가 넘는 순록이 탄저균에 감염됐습니다. 인근 마을로도 전염돼 12세 소년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격리 입원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자외선 감지하는 순록의 눈

순록은 또 밤에 빛을 비추면 눈이 빛을 반사합니다. 야행성 동물들은 어두운 밤에 빛을 증폭하기 위해 눈에 반사막이 있습니다. 그런데 순록은 이 반사막을 통해 눈에서 나오는 빛이 계절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름에는 눈에 빛을 비추면 반사되는 빛이 금색을 띠지만 겨울이 되면 파란색이 됩니다. 반사막의 단백질 구조 때문에 계절별로 차이가 생깁니다. 여름에는 반사막의 단백질 구조가 헐거워지지만, 빛의 양이 적은 겨울에는 단백질 구조가 촘촘해진답니다.
순록의 눈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영국 런던대 안과학 연구소는 순록이 볼 수 있는 빛의 종류에 대한 실험을 통해 자외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순록이 주로 서식하는 북극에서는 밤이 6개월 이상 지속하기 때문에 순록의 눈이 환경에 적응해 자외선을 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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