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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다 자라면 몸길이가 6m 정도다.

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다 자라면 몸길이가 6m정도다./ 미국해양대기관리처


  흑범고래 또는 범고래붙이(Pseudorca crassidens)는 고래류의 한 종이며 참돌고래과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이들은 전 세계의 온대 및 열대해양에 산다. 이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범고래와 여러 특징을 공유한다. 두 종은 어떻게 보면 비슷하게 생겼으며 다른 고래를 공격해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두 종 사이의 관계는 깊지 않다. 흑범고래는 과학자들이 많이 연구한 종은 아니며 여러 고립된 개체들을 연구해서 채취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흑범고래는 흑범고래 속의 1 속 1종이다.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전 세계의 모든 큰 바다에서 흑범고래를 볼 수 있다. 이름은 범고래와 연관이 있다. 우선, 흑범고래는 ‘검은 범고래’라는 뜻이고 영어 이름은 ‘가짜 범고래’라는 의미의 ‘폴스 킬러 웨일(false killer whale)’이다. 흰색과 검은색 무늬를 한 범고래는 몸길이가 10m까지 자라고 다른 고래와 상어, 물개까지 잡아먹는 무서운 사냥꾼이다. 흑범고래도 몸 색깔만 다를 뿐 머리 모양과 몸통 등이 범고래와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인다. 하지만 같은 고래 무리 중 범고래와 가깝지는 않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전남 완도군 여서도 바다에서 얼마 전 흑범고래 떼가 이동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주로 동해와 남해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흑범고래가 남해 중에서도 서쪽인 이 지역에서 발견된 건 아주 드물어서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흑범고래는 몸 대부분이 까무잡잡하고, 배 쪽 일부만 옅은 회색을 띠는 고래이다. 다 자라면 몸길이는 6m, 몸무게는 1400㎏까지 나간다. 육상 포유동물의 앞발에 해당하는 가슴지느러미는 니은(ㄴ) 자 형태로 살짝 구부러졌고, 꼬리지느러미는 전체 몸 크기에 비해 아주 작은 편이다.

  수명은 60년 정도인데, 8살 정도 되면 번식할 수 있다. 암컷은 11~16개월 임신 기간을 거쳐 새끼를 낳는데 두 살 될 때까지 직접 젖을 먹이고 바다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요령을 가르친다. 이렇게 젖 먹이고 키우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6~7년에 한 번씩만 번식하고, 40살 중반이 되면 더 이상 임신을 하지 않는다. 이후 암컷은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고 다른 어린 암컷들의 새끼를 돌봐주고 초보 엄마들에게 경험을 전수해 주는 할머니 역할을 한다.

  고래는 대개 지능도 높고 사회성이 아주 강해서 체계적인 무리 생활을 하는데, 흑범고래도 예외는 아닌다. 몇 마리씩 작은 무리를 짓고, 이 작은 무리끼리 연합해서 큰 무리를 형성한다. 때때로 무리를 완전히 해산한 다음 새로 무리를 구성하기도 한다. 주로 먹잇감은 물고기와 오징어인데, 만새기나 다랑어 같은 커다란 물고기도 곧잘 사냥한다. 사냥은 무리가 함께 힘을 합쳐서 하고, 잡은 먹잇감도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이렇게 공동사냥·공동식사를 하며 무리는 더욱 단단해진다.

  다른 고래와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종류가 다른 고래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중 자신보다 덩치가 조금 왜소한 큰 돌고래와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유독 많이 발견된다. 심지어 흑범고래와 큰 돌고래가 짝을 지어 교잡종이 태어나기도 했다. 흑범고래와 큰 돌고래가 왜 이렇게 각별한 관계인지는 뚜렷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흑범고래는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천적이 거의 없지만, 자신보다 덩치가 큰 범고래나 상어에게 공격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인간이다. 주요 먹잇감이 물고기이다 보니 어선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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