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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는 우리가 문화재에 접근이 용이하다. 하지만 구석 구석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그냥 눈으로 대충 보고 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통도사의 이야기이다.

 

  "통도사에는 두 곳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일반적으로 통도사에는 금강계단 한 곳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통도사에는 두 곳에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다른 한 곳은 바로 통도천 옆 사자목에 있는 오층석탑이다. 이 석탑은 무너져 방치되다가 1992년 월하 스님이 새로 복원했다.

통도사 사자목 오층석탑

  이때 황룡사구층목탑에서 출토된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여기에는 당시 동국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황수영 박사의 역할이 주효했는데, 그는 "황룡사탑, 통도사탑, 태화사탑 등 세 탑의 사리는 모두 자장 스님이 봉안한 동일한 부처님 진신사라이므로 양도해도 무방하다." 고 고증했다. 실제로 황룡사구층목탑이 주심 초석과 상륜부에 봉안했으며, 통도사에 사리를 봉안하여 금강계단을 건립했으므로 이 두 곳의 사리는 동일한 것이다.

 

통도사 용화전 앞 '봉발탑' 의 상징

  탑이라 하면 흔히 여러 개의 지붕이 층층이 쌓인 모습을 떠올린다. 통도사 용화전 앞의 탑은 이런 일반적인 모양과는 다르다. 기둥 위에 무심히 밥그릇 하나가 툭 올려져 있는 모습이다. 이름하여 '석조봉발탑'이다.예술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 봉발탑이 상징하는 바를 들여다보면 불교의 '미륵신앙'에 대해 알 수 있다. 

  부처님의 발우를 형상화하고 있는 봉발탑은, 석등과 같은 몸통에 뚜껑이 있는 석조 발우를 얹어놓은 모양이다.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보물 제471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전에 의하면 석가모니무처님이 지녔던 발우는 부처님 입멸 이후 사바세계에서 사라졌다가 미륵불이 출세할 때 다시 지상에 출현한다는 예언이 있다. 그래서 통도사 봉발탑은 그 미륵신앙에 따라 미래의 부처님을 상징하는 '미륵불'이 모셔진 용화전 앞에 세워진 것이다. 또 미래의 부처님을 위해 공양 올린다는 의미로 봉발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찌되었든, 고려시대부터 지금까지 용화전의 부처님을 위해 늘 발우를 마련해 두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조금 특별한 돌기둥처럼 여겨지다가도, 부처님께 전하는 발우라는 의미를 알면 이 탑을 향해 합장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한권으로 읽는 통도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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