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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선수보살장은 이 경의 마지막 장으로 유통분에 해당된다. 유통이란 부처님이 가르치신 말씀을 혼자만 받아 지니지 않고 후대에까지 끊이지 않도록 널리 중생들에게 전해 이익토록 하는 것이다.


현선수보살은 부처님의 지혜를 깨달아 모든 착하고 어진 법을 성취하고 실천하는 보살로, 부처님을 향해 이 경의 이름과 받들어 지니는 법과 공덕을 묻고, 이 경을 받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하며, 널리 유포하면 어느 곳에 이르게 되는지를 묻는다.

이 경을 유포하는데 열 가지 법행이 있다. 곧 공양 올리고 경을 베껴 쓰고, 베풀며,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설명하여, 사유하고, 수행하는 일이다.

원각경을 십이부경의 청정한 안목이라 한다. 십이부경은 부처님의 설해 놓으신 열두 종류로 구분되는데, 계경은 부처님의 일반적인 교설이며, 응송은 기야라고도 하는데 계경에서 설한 교법을 거듭 게송으로 설한 것이며, 고기송은 가타라고도 하는데 부처님 설법을 모두 게송으로 엮은 것으로 응송과는 달리 경문에 중복하지 않고 게송 자체로 이루어졌기에 고기송이라 한다. 

 

인연은 부처님 설법과 교화의 인연으로서 모든 경의 서품에 해당되며, 비유와 본사는 본생담으로서 부처님과 제자의 전생에 있었던 일이며, 본생은 부처님께서 전생에 수행한 갖가지 대비행이며, 미증유는 부처님과 제자들의 희유한 일을 설한 것이며, 논의는 부처님의 제법의 체성을 결택하여 그 뜻을 명확하게 분별한 내용이며, 자설은 부처님의 스스로 설한 교법이며, 방광은 광대하고 심오한 교의를 설한 것이며, 수기는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미래에 성불할 것을 증언한 것이다. 원각경은 이러한 경들의 청정한 안목이 된다 했는데, 안목이라는 것은 미혹의 근본을 미루어 궁구해서 깨달음의 근원을 사무쳐 아는 것으로서, 이로 인해 이치로는 경을 꿰고 뜻으로는 통하지 않는 것이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선가에서도 고착안 곧 안목을 높이 두라고 이른다.


원각경은 다섯 가지 이름이 있는데, 대방광원각다라니, 곧 크고 바르고 넓고 두루한 원각의 깨달음을 설한 경전이라는 의미이며, 수다라요의는 부처님의 경지를 완전히 드러내어 철저하게 설한 경전이라는 의미이며, 비밀왕삼매는 중생들로서는 파악할 수 없는 비밀한 부처님의 삼매경지 곧 근기가 되지 않으며 듣지 못하기에 비밀스럽다 했으며 근기에 다라 그만큼 듣는다는 것을 설한 경전이라는 의미이며, 여래결정경계는 어떠한 경우에도 움직이거나 변하지 않는 부처님의 결정된 경지를 나타내 보인 경전이라는 의미이며, 여래장자성차별은 부처님의 마음자리인 여래장의 성품에 차별을 보인 경전이라는 의미이다.

돈교대승은 여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승의 경지를 단박에 깨닫게 하는 가르침으로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명을 단박에 여의어 더 닦을 것이 없어 곧바로 원각에 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점교는 갖가지 수행을 통해 점차로 깨달음을 이루어 원각에 드는 가르침을 이른다. 경문에서의 종취는 돈교요, 수행 측면에서는 점수문을 나타내고 있어서 결국 돈교, 점교를 모두 섭수하는 내용이다. 점교는 돈교를 포용할 수 없지만, 돈교는 점교를 포섭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바다를 돈교에 비유한다.


바다의 특징을 돈교에 비유했는데, 죽은 시체를 받지 않으며, 다른 물은 그 본명을 잃으며(시내, 강물), 한결같이 같은 맛이며, 광대무량하고 몸이 큰 중생이 살며, 조수 간만의 시기를 잃지 않으며, 아무리 큰 비가 온다 해도 가득 차서 넘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공덕에 대하여, 세상에 아무리 큰 복을 지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경의 제목이나 한 글귀를 받아 지닌 사람만 같지 못하고, 광대한 세계를 일곱 가지 보배인 금·은·유리·자거·마노·진주·호박 등을 가지고 다 채워서 널리 베풀 수 있는 복을 지닌 사람도 원각경 반구절(곧 온전한 게송은 사구게지만 반 게송일지라도 뜻으로는 일체법이 본래 공적한 뜻이기에) 받아 지닌 사람에 비하면 그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금강경의 비유에 세상의 보배로 가득 보시한 것은 유루의 과를 돕고, 미묘법의 한마디는 보리의 보를 얻는다고 이른다.


이 경을 받들어 지닌 사람들은 마구니와 외도로 하여금 몸과 마음을 흘리지 않아야 하리니, 외도는 삿된 지혜로 사람을 미혹해서 의심케 하여 마음을 홀리고, 마구니는 정신적으로 사람을 여러 가지로 불안하게 하여 병나게 만들어 몸을 홀리기 때문이다. 경에서는 "뭇 마구니라는 것은 생사를 좋아하는 것이고, 외도는 여러 견해에 집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수행하는 이들로 하여금 퇴굴심을 내지 말고 이 경을 지닌 사람들을 받들어 보호하라 이르며,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야 미묘한 법문에 나아가 퇴굴심을 내지 않게 된다고 이른다. 모쪼록 원각경을 공부하신 모든 분들이 부처님 가피로 충만하기를 축원드리며, 후기로써 마감하는 바이다.

돌아보건대 무시로 심해에 헤매다 광겁토록 생사의 물결에 떠다님일세. 수많은 부처님 인간 세상에 출현하셨으나 눈먼 거북이 떠다니는 나무를 만나듯 불법 만나기 어려웠더니 다행히 이 몸 이 경을 만나 천 갈래 의심덩이 얼음 녹듯 되었나이다. 지난 세월 익힌 훈습 살펴보면 다생의 선지식께 부끄러울 뿐이러라. 자비로 말세 중생 불쌍히 여기시어 한결같이 자상히 일러 주시니 부처님도 감응하여 마음의 근원에 칭합하사 본발에 막힘 없이 단박에 연설하시니 이미 경전을 갖추고 참된 적멸 구하던 차 부처님 뜻에 응해 경문에 알게 되었으니 이 공덕 널리 퍼져 중생을 향해지이다. 부디 모두가 신통대광명장에 들어갈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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