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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돈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는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고 질투하는 것을 이르는 속담이다. 질투는 험담과 모함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많다. 그러한 폐쇄적인 풍토성 때문인지, 비교 대상의 폭이 좁은 탓에 서로 견주며 질투가 심한 편이다. 

부처님이 진리의 설법을 하는 모습./ <법화경> 권1의 변상도 부분/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감지금니시경: 1340년 <묘법연화경> 7권본 / 일본 니베시마 보효회 소장

  "질투는 자만과 어리석음과 함께 일어난다."라고 「오위백법五位百法」에 나온다. 내 속의 '자만과 무지함'이 대상과 만나면서 질투가 일어난다는 말이다. 즉 내 속에 자만과 무지함이 없다면 질투는 일어나지 않는다. 아비담마에 따르면, 진심(瞋心, 성내는 마음 또는 화내는 마음)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심소 중 하나로 질투를 꼽고 있다. 쉽게 말해 질투는 성냄과 동반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성냄의 특징은 잔인함이다. 성냄은 잔인함을 특징으로 하며, 한 모금의 독처럼 퍼지고, 자기의 의지처를 태운다."

  질투를 동반한 성냄은 "자기의 의지처", 즉 질투하는 본인에게 독처럼 퍼져 스스로를 태운다는 것이다. 해로운 번뇌의 마음부수[불선심소]로 규정하고 있다. 우월한 상대를 보고 질투를 느낀다는 것은 스스로의 결핍에 화가 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질투와 욕설이 자신의 '낮은 자존감'에 근거한다는 것을 본인은 일절 알지 못한다. 철석같이 상대가 잘못되었다고, 문제가 있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스스로를 태운다.

  질투의 반대가 되는 것은 '수희隨喜'이다. 수희는 '같이 기뻐함'이란 뜻으로 자신에게 유익한 선심소로 규정된다. 타인의 성공을 보고 '질투할 경우'와 '수희 할 경우', 반응을 둘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질투는 마치 원수처럼 말로 성내고두 들켜 패는 잔임함을 드러내고, 그 성냄이 독처럼 퍼져, 자신을 숲 속의 불처럼 훨훨 태운다." 결국 자신에게 매우 괴로움을 일으키는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희의 어원은 '무디타'  팔리 또는 산스크리트 인데 '기쁨'이란 뜻이다. 타인의 잘됨 또는 안녕을 내 일처럼 기뻐하는 이타적인 공감을 말한다. 비유하자면, 자녀의 성취와 성공을 기뻐하는 부모의 마음과도 같다고 하겠다. 하지만 자랑거리 또는 자부심과 혼동하면 안 된다. 수희는 몸과 마음이 '나'라는 집착하는 아상과 이기심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기쁨을 말한다. 이것은 그 자체로 공덕이 되기에, '수희'와 '공덕'의 두 단어는 붙여서 '수히공덕' 한 용어로 부른다.

  "여기 모든 수행자들이여! 부디 그대의 마음이 이타적이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라. 그래서 온 세상이 이타적인 기쁨으로 계속 가득하여, 적대감이나 악의 없는 그것으로 끝없이 넘치게 하라."라고 석가모니 붓다는 말씀하셨다. 또 수희는 '끊임없이 솟아나는 기쁨의 샘'이라고도 표현된다. "이 샘물을 더욱 깊이 마시면 마실수록, 그는 자신 스스로의 풍요로운 행복 속에서 깊이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타인의 기쁨을 함께하는 행복이 더더욱 풍성해진다." 남이 성공에 수희 하면 할수록, 자신이 불안감에서 해방되고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법화경》의 「수희공덕품」에는 진리의 설법을 듣고 '따라 기뻐한 공덕(수희공덕)'이 얼마나 한량없고 가없는 공덕인지 역설하고 있다. 「 수희공덕품」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진리의 내용을 듣고 진실되게 공감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것을 기쁜 마음으로 전달하게 된다. 이같이 부처님의 말씀을 전달한 인연은 일파만파를 일으켜, 진리가 바다처럼 파도치게 되는 공덕을 짓게 된다는 것이다. " 근기가 예리하고 지혜가 있으며, 백천만 번 태어나도 벙어리가 되지 않고, 입에서 나쁜 냄새가 나지 아니하며, 혀는 항상 병이 없고 입도 또한 병이 없으며, 치아는 때가 끼거나 검지 않으며 누렇지도 않고 성글지도 아니하며 빠지지도 않고 굽거나 덧니가 없으며 입술이 아래로 처지지도 않고 위로 걷어 붙지도 아니하며 거칠지도 않고 헐지도 않으며, 또는 언청이나 비뚤어지지도 아니하며 두껍지도 않고 크지도 않으며 검지도 않고 여러 가지 추한 것이 없으며, 코는 납작하지도 않고 비뚤어지거나 굽지 않으며, 얼굴색은 검지도 않고 좁고 길지도 아니하며, 또는 움푹하게 들어가 비뚤어지지도 않아 나쁜 인상이 하나도 없으며, 입술과 혀와 치아가 모두 보기 좋고, 코는 길고 높고 곧으며, 얼굴 모양이 원만하고, 눈썹은 높고 길며, 이마는 넓고 평정하여, 인상이 모두 훌륭하게 갖추어졌으며, 세세생생에 다시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만나 뵙고 법을 듣고 그 가르침을 믿고 받으리라." 좋은 구업[수희]을 지으면 단정한 입 모양과 아름다운 용모를 갖추게 되는 과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구업[질투]을 지으면 단정치 못한 입 모양과 추한 용모를 갖게 된다는 것이겠다.

 

  "질투하면 내가 불타게 되고, 수희 하면 내가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질투하면 내가 추하게 되고, 수희 하면 내가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인과를 말하는 불교에서 당연한 논리이다. 질투를 하면 질투하는 대상이 가진 우월함이나 성공을 내가 결코 가질 수 없게 된다. 반면 수희하면 언제 가는 반드시 나는 대상이 가진 우월함과 성공을 만끽하게 된다는 철칙이다. 이것은 '한 대로 받는다.'는 인과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질투를 하면 계속 질투하는 상황만 내게 오고, 수희를 하면 계속 수희 하는 상황이 내게 온다는 것입니다.

 

 

 

 

 

 

 

 

출처 : 월간통도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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