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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 혹은 인공위성의 파편이나 버려진 인공위성을 우주잔해물이라 합니다. 우주잔해물은 인류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우주잔해물은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에 크기가 작아도 충격량이 큽니다. 10cm 지름의 우주잔해물 충돌로 인한 충격은 다이너마이트 25개를 터트리는 것과 비슷할 정도입니다. 2016년 9월 유럽 우주기구의 센티널 위성의 궤도가 변한 이유도 1mm의 작은 우주잔해물과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2020년 9월에도 국제 우주정거장이 우주잔해물을 피하고자 이례적으로 위치를 옮겨야 할 만큼 우주잔해물은 심각한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름이 10cm 이하인 파편은 현대의 기술로는 추적이 불가능해 더욱 위험합니다. 한편 지구 주위의 우주잔해물이 궤도 회전 에너지를 잃고 지구로 추락할 경우 피해는 커집니다. 대부분은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분해되지만 우주잔해물 크기가 클 경우 대기권을 거쳐도 지구에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질량을 유지합니다. 실제로 1977년 소련의 정찰위성이었던 코스모스 954호가 캐나다에 추락해 방사능 물질이 살포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우주 파편 충돌을 주제로 한 영화 ‘그래비티’의 한 장면


 우주 잔해물 1억여 개는 0.1㎝ 이상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인류가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1957년부터 지금까지 성공한 우주 발사체는 6300여 개 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1만 4550여 개인데 현재 지구 궤도에 남아 있는 것은 9610여 개입니다. 이 가운데 약 30% 인 2810여 개는 통제 불능 상태로 사실상 우주에 방치돼 있습니다. 이들이 폭발 또는 충돌하거나 부서져 수많은 잔해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떠돌고 있습니다. ESA는 10㎝ 이상 우주 잔해물(debris)이 3만6500여 개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1~10㎝ 잔해는 100만 개, 0.1~1㎝ 잔해는 1억 30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떨어질 수많은 우주 잔해물을 머리 위에 얹어 놓은 셈입니다


군집 위성 급증으로 추락 잦아질 것

추락하는 우주 물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속도는 시속 2만㎞를 훌쩍 넘지만, 대기 마찰로 여러 조각으로 분해되며 지상에 떨어질 때 평균 속도는 시속 180㎞ 정도입니다. 잔해물 크기에 따라 시속 30~300㎞로 다양하지만, 인구 밀집 지역으로 추락할 경우 심각한 인명, 재산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1978년 당시 소련의 정찰위성 코스모스 954호 잔해물이 캐나다 북서부로 떨어졌을 땐 무려 60㎞에 이르는 구간에서 파편들이 발견됐고, 일대는 방사능 물질로 오염되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고도가 낮아지는 이유

제대로 작동 중인 인공위성이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궤도를 도는 원심력과 지구 중력이 평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반면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은 원심력을 유지할 만한 속도를 내지 못해 서서히 고도가 낮아집니다. 이 경우 중력뿐 아니라 태양폭풍 등 태양의 활동도 영향을 끼칩니다. 한국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주 물체의 궤도 수명은 고도 500㎞보다 높이 있으면 10년 이상 머물 수 있지만 300㎞ 고도로 내려간 경우는 수개월 안에 지구로 추락합니다. 고도 120㎞ 지점의 우주 잔해는 90~135분 안에, 78㎞ 지점에선 대기 마찰로 분해된 잔해가 수많은 파편으로 6~30분 안에 지상으로 추락합니다. 이때 흩어진 잔해가 떨어지는 범위가 최대 2000㎞× 70㎞에 달합니다. 넓게는 남한 면적의 1.4배가 사정권이 되는 셈입니다. 이는 우주 잔해물의 추락 지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강제성 없는 유엔 가이드라인

우주잔해물에 관한 국제사회 규약으로는 유엔 산하인 '외기권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위원회'가 만든 우주 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 우주활동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 정부도 2020년에 '우주 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를 마련했다. 발사와 궤도 투입 단계는 물론이고, 우주비행체의 임무부터 폐기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 생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어 지키지 않는 나라를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주 잔해물 추락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국제적 합의 사항이 없어 실효성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우주 잔해물의 대부분은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로 떨어졌지만, 스타링크처럼 지구 저궤도의 군집(群集)위성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우주 잔해물 추락 빈도가 잦아지고 지상 추락 우려도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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